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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어드밴스드 (LTE-A) 용어설명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2. 3.
LTE 어드밴스드(LTE-A) 더 빨라지는 LTE, LTE 어드밴스드

통신 속도는 늘 빨라져 왔지만 무선통신 규격이 유선의 속도를 뛰어넘은 적은 흔치 않다. 요즘 눈 깜짝할 사이에 영화를 내려받고 전자책을 몇 권씩 내려받는다고 광고하는 ‘LTE 어드밴스드’(LTE-A)는 이론상 최대 150Mbps의 속도를 낸다. 1초에 약 18.75MB의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일반 가정에서 쓰는 유선 인터넷의 다운로드 속도가 100Mbps인 것과 비교하면 유선보다 빠른 무선인 셈이다.

LTE 어드밴스드는 보통 ‘LTE-A’라고 줄여 부르는데, 통신사들은 이걸 아예 브랜드처럼 만들려는 눈치다. 어쨌든 중요한 건 두 가지다. LTE-A로 통신속도는 더 빨라졌고 앞으로 더 빨라질 여력이 있는 기술이라는 점과, 전혀 다른 세대의 통신망이 아니라 기존 4세대로 부르던 LTE의 확장 기술이라는 점이다.

LTE-A의 핵심은 여러 개의 주파수와 기지국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다. 이미 우리는 대부분의 LTE폰으로 트래픽에 따라 2개 주파수를 오가며 쓰는 ‘멀티캐리어 기술’을 자신도 모르는 새 쓰고 있다. 사실 ‘멀티캐리어’도 LTE 어드밴스드 기술로 꼽힌다.

그러니까 LTE-A는 기본 LTE의 통신기술을 토대로 여러 개 기지국, 여러 개 주파수를 섞어서 쓸 수 있도록 보조하는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도 LTE망은 진화했고, 앞으로도 몇 년간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계속해서 더 빠르고 많은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도록 진화할 것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LTE-A 기술을 상용화했다. <출처: SK텔레콤>

주파수 묶는 기술, CA

LTE-A라고 하면 다운로드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만 생각하기 쉽다. 사실 LTE-A의 핵심 기술로는 3가지 정도를 꼽는다. 첫 번째는 요즘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주파수 2개를 묶어 2배의 속도를 내는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rrier Aggregation, CA)이다. 말 그대로 주파수를 묶으면 묶는 대로 속도가 빨라지는 기술이다.

LTE의 경우 기존 CDMA나 WCDMA와 달리 주파수 대역폭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 1개의 주파수로 적게는 1.4MHz부터 많게는 20MHz까지 대역폭에 관계없이 LTE는 작동한다. 다만 이 대역폭에 따라 가입자 수용량 뿐 아니라 속도 자체가 결정된다.

WCDMA의 경우 당시 2.1GHz 주파수가 새로 발굴되면서 세계적으로 같은 주파수를 써 왔지만 LTE는 주파수 상황이 썩 좋지 않다. 그나마 국내는 주파수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지만, 주파수 정리가 안 된 국가들은 넉넉한 주파수 대역폭을 할당 받지 못해 조각난 주파수를 쓰는 경우가 적잖다. 2G를 종료하거나 군사용, 아날로그 방송용 주파수 등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이 부족분을 메우는 형편이다. LTE의 핵심은 광대역 주파수로 인한 통신 속도와 가입자 수용량을 끌어올리는 것이었는데, 주파수가 확보되지 않다 보니 세계적으로 LTE 보급의 장벽이 되고 있다.

 

 

캐리어 어그리게이션은 주파수 여러 개를 묶어 하나의 주파수인 것처럼 속도를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출처:SK텔레콤>

그래서 LTE 규격을 만들 때 조각조각 흩어진 주파수를 모아서 하나의 주파수처럼 쓰는 캐리어 어그리게이션 기술이 제안됐다. 다만 그동안 기지국이나 통신 모뎀 등의 환경이 여의치 않아 우선 널찍한 대역폭을 마련해 기존 WCDMA나 CDMA처럼 1개 주파수만으로 먼저 서비스했다. 이게 3GPP 릴리즈8로 시작한 LTE다. 대신 애초 생각했던 것처럼 주파수를 합치는 것 같은 LTE 기술이 모두 담긴 통신 기술은 3GPP 릴리즈10으로 설명하고 ‘LTE 어드밴스드’로 부르기로 했다. 그래서 현재 LTE-A를 진짜 4세대 망으로, LTE를 과도기의 3.9세대 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어떻게 보든 관계는 없지만, LTE-A가 3G에서 LTE로 넘어온 식의 세대교체는 아니라는 얘기다.

현재 국내에 깔려 있는 LTE는 모두 상·하향 각각 10MHz의 대역폭으로 최대 75Mbps의 속도를 낸다. 하지만 국내 통신 3사는 LTE를 준비할 때부터 3GPP 릴리즈10을 고려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10MHz(상·하향 20MHz) 주파수를 2개씩 할당 받았다. 각각 75Mbps씩 2개 주파수를 묶어 최대 15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이건 물론 이론적인 속도이고, 신호 손실과 트래픽 같은 이유로 40~70Mbps 정도 나온다고 보면 된다. 어쨌든 이론적으로는 기존에 쓰던 LTE에 비해 2배 속도가 나온다. 한국 정부와 통신사들은 향후 몇 년간 상·하향을 합쳐 20MHz씩 5개의 주파수를 CA로 묶어 최대 750Mbps의 속도를 내는 통신망으로 LTE를 완성할 계획이다. 다만 CA는 다운로드에만 적용된다. 주력망 속도를 따라간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렇게 2배 빨라진 다운로드 속도는 동영상 다운로드나 FLAC 같은 무손실 음악 재생 등 큰 파일을 내려받을 때는 유리할 수 있지만 웹서핑이나 페이스북, 메신저 등에서는 빨라졌다고 느끼기 어렵다. 웹서핑이나 SNS 등은 큰 파일이 오가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눌렀을 때 신호를 서버로 보내고, 다시 서비스하는 쪽에서 원하는 정보를 보내주는 반응성이 더 중요하다. 이를 ‘응답속도’라고 하는데 채널을 2개 묶는다고 해서 응답속도가 빨라지진 않는다. 주파수를 2개 묶었을 뿐이지 기반 기술은 LTE이기 때문이다. 다운로드는 무선랜보다 빠를 수 있지만 웹 페이지를 볼 때는 가정에서 쓰는 무선랜 공유기가 좀 더 빠른 느낌이 드는 것도 이런 이유다.

4명씩 타는 자동차를 한 번에 2대씩 보내면 1대를 보낼 때보다 같은 시간 동안 사람을 2배 많이 옮길 수 있지만 사람들이 이동하는 속도는 빨라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셀룰러 데이터로 몇 GB씩 되는 파일을 마음 놓고 내려받는 게 어려울 정도로 데이터 용량이 비싸다는 건 LTE-A와 관련 서비스들의 걸림돌이다.

속도 2배가 전부는 아냐

 

CoMP는 기지국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신호 간섭을 증폭으로 바꿔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출처: SK텔레콤>

현재 통신사들이 서비스하는 LTE-A는 직접적으로 다운로드 속도를 끌어올려주는 CA가 주인공처럼 비춰지지만, 사실은 여러 개의 기지국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망 고도화도 관계가 있다. LTE-A의 두 번째, 세 번째 기술로 소개할 ‘기지국간 협력 통신(CoMP)’과 ‘확장된 셀간 간섭 제어 기술(eICIC)’, 그리고 여러 개 안테나를 동시에 이용하는 ‘MIMO’다.

기지국간 협력 통신은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의 경계 지역에서 통신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이다. 스마트폰의 통신속도나 품질은 기지국과 멀어질수록 떨어진다. 특히 2개 혹은 3개의 기지국이 겹쳐지는 경계면에서는 간섭까지 일어난다. 스마트폰은 조금이라도 더 강한 신호를 잡는데 경계면에서는 순간적으로 엇비슷한 두세 개 기지국 신호 사이에서 혼돈을 일으킨다. 자칫하면 기지국을 여러 번 바꾸는 핸드오버가 일어난다. 핸드오버가 일어나는 순간에는 통신 속도가 떨어지고 전력은 더 많이 소비한다.

CoMP는 중첩 지역에서 아예 1개의 기지국을 정해 단말기와 주로 통신할 기지국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기지국에 CoMP가 적용되면 안테나 하나가 2개의 가상 주파수 채널을 운용하게 되는데 단말기가 한쪽 기지국을 판단하면 반대편 기지국은 간섭을 일으키지 않도록 채널을 바꿔준다. 또한 양쪽 신호의 세기가 엇비슷하면 두 신호를 합쳐 증폭 효과를 낼 수도 있다. 2개 신호가 간섭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상승효과를 내는 것이다. CoMP가 적용된 경계 지역에서는 전파 효율이 1.3~1.5배 가량 좋아진다는 것이 통신사들의 설명이다.

통신사들은 지난해 다운로드 CoMP만 미리 앞당겨 적용했다. SK텔레콤의 ‘어드밴스드 스캔’이나 KT의 ‘LTE 워프’가 그 기술이다. 진짜 LTE-A를 서비스하려면 업로드에 쓰는 업링크 CoMP까지 적용돼야 한다. 업·다운로드 모두에 CoMP가 적용되면 다운로드는 A기지국에서, 업로드는 B기지국에서 이뤄지도록 설계할 수도 있다. 2013년 7월 기준으로 업링크 CoMP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고, 곧 상용화를 준비중이다.

eICIC도 CoMP와 마찬가지로 기지국간 간섭을 막아주는 기술이다. 다만 CoMP가 매크로셀 수준의 큰 기지국의 신호를 관리하는 것이라면 eICIC는 펨토, 피코셀 등의 작은 기지국, 스몰셀의 신호를 조정하는 것이다.

간섭 제어 기술, 매크로셀 안에 들어간 스몰셀이 간섭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최적의 통신 속도를 내도록 한다. <출처: SK텔레콤>

스몰셀은 건물 내부나 지하처럼 기지국 신호가 직접적으로 잘 닿지 않는 곳이나 백화점, 쇼핑몰처럼 가입자가 몰리는 곳의 트래픽을 분산하기 위해 설치되는 소형 기지국이다. 당연히 우리가 ‘기지국’이라고 부르는 큼직한 매크로셀 범위 안에서 서비스될 수밖에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지국 신호를 주고받는 주기를 조절하는 것이 바로 ICIC 기술이다. 순차적으로 A기지국, B스몰셀, A기지국, B스몰셀 처럼 시차를 두는 것이다. 매크로 기지국간에도 ICIC가 적용됐는데 스몰셀의 역할이 중요한 LTE-A에서는 매크로셀, 스몰셀의 간섭을 복합적으로 해결하는 eICIC 기술이 적용된다.

한국이 앞서 도입… 계속 발전하는 기술

이 외에 4×4 MIMO 기술도 LTE 어드밴스드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현재는 업링크에 2개, 다운링크에 2개씩 해서 2×2 안테나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2배씩 늘려준다. 안테나 하나가 주고받는 신호의 범위를 180도에서 90도로 줄이면 신호가 더 강해진다. 더 멀리까지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특정 부분에 더 강하게 신호를 모아 보내는 빔 포밍 같은 기술도 할 수 있다.

통신망이 너무 빨리 바뀌는 것 아닐까? 이 정도 발전 속도라면 5세대 통신망이 금세 올 것 같지만 사실 LTE-A도 국내에서만 시작했고 세계 시장은 아직 3세대 WCDMA를 이용한 HSPA망도 깔리지 않았다. 5세대는 뭐가 될 지, 어떤 규격을 채택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LTE-A는 세대 교체가 아니라 이름 그대로 LTE가 진보했다는 의미다. 당장 LTE-A를 쓰지 않는다고 해서 2G에서 3G로, 3G에서 LTE로 넘어갈 때처럼 큰 변화를 느낄 필요는 없다. 점차 단말기와 기지국에 기술이 더해지고 더 많은 트래픽을 처리하면서 서서히 완성되어갈 것이다. LTE가 지금까지의 이동통신 기술과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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