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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과 사물이 인터넷으로 대화를 나누는 사물인터넷, IOT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2. 3.

 

사물끼리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리고 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블로그(blog.daum.net/mocie/15613321)>

상상해 보자. 출근 전, 교통사고로 출근길 도로가 심하게 막힌다는 뉴스가 떴다. 소식을 접한 스마트폰이 알아서 알람을 평소보다 30분 더 일찍 울린다. 스마트폰 주인을 깨우기 위해 집안 전등이 일제히 켜지고, 커피포트가 때맞춰 물을 끓인다. 식사를 마친 스마트폰 주인이 집을 나서며 문을 잠그자, 집안의 모든 전기기기가 스스로 꺼진다. 물론, 가스도 안전하게 차단된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에서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앞으로 주변에서 흔히 보고 쓰는 사물 대부분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서로 정보를 주고받게 된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사물끼리 대화를 나누다

사물인터넷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일컫는다. 지금도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은 주변에서 적잖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이 여는 세상은 이와 다르다.

지금까진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들이 정보를 주고받으려면 인간의 ‘조작’이 개입돼야 했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리면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는 사람의 도움 없이 서로 알아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블루투스나 근거리무선통신(NFC), 센서데이터, 네트워크가 이들의 자율적인 소통을 돕는 기술이 된다.

빔(Beam)의 스마트 칫솔. 칫솔질 횟수, 시간 등을 기록하여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어린이 등 칫솔질을 잊기 쉬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상품. <출처: beamtoothbrush.com>

20년 전, 우리는 컴퓨터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플로피 디스크’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라는 물리적인 저장장치를 이용했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인터넷 망을 이용해 컴퓨터와 비트로 소통했다. 사물인터넷도 그 연장선에 서 있다. 인터넷 발전 과정에서 등장한 또 다른 소통 방식이기 때문이다.

2013년, 컴퓨터는 네트워크를 이용해 원격으로 다른 컴퓨터와 정보를 주고받는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사물끼리 소통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최근 구글이 내놓은 스마트 안경 ‘구글글래스’나 나이키의 건강관리용 스마트 팔찌 ‘퓨얼밴드’가 대표 사례다. 이처럼 사물인터넷은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NFC를 활용한 가전제품도 사물인터넷이 구현된 사례로 꼽힌다. NFC칩이 탑재된 세탁기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세탁기 동작 상태나 오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맞춤형 세탁코스로 세탁을 할 수 있다. 냉장고는 사람이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온도를 점검을 하고 제품 진단과 절전 관리도 척척 해낸다.

나이키의 건강관리용 스마트 팔찌 ‘퓨얼밴드’ <출처: 나이키>

센서, 사물 간 대화를 위한 필수요소

사람이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 위해 상대방의 얼굴을 바라보거나 이름을 물어보듯, 사물도 서로 대화를 나누려면 상대 기기 아이디나 IP주소를 알아야 한다. 기기끼리 통성명을 나눈 다음에는 어떤 대화를 나눌 것인지 화제를 찾아야 한다. 사람도 대화할 때 뭔가 공통의 관심사를 꺼내서 대화를 나누지 않는가.

사물인터넷에선 모든 물리적 센서 정보가 화제거리다. 온도, 습도, 열, 가스, 조도, 초음파 센서부터 원격감지, SAR, 레이더, 위치, 모션, 영상센서 등 유형 사물과 주위 환경으로부터 정보를 바탕으로 사물 간 대화가 이뤄진다.

화제거리만 있으면 상대방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과 달리, 사물끼리 통신을 하려면 몇 가지 기술이 더 필요하다. 사물끼리 통신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통로, 사물끼리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하다. 센싱 기술, 유·무선 통신 및 네트워크 인프라, IoT 서비스 인터페이스 기술 등이 그것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야 비로소 사물간 온도나 습도, 위치나 열 같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센싱 기술은 사물끼리 통신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 정보를 수집·처리·관리하고 정보가 서비스로 구현되기 위한 환경을 지원한다. 이를 위한 기술로는 근거리 통신기술(WPAN, WLAN 등), 이동통신기술(2G, 3G 등)과 유선통신기술(이더넷, BcN 등) 같은 유·무선 통신 및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이 있다.

Fitbit 사에서 만든 스마트 체중계. 체중 기록이 와이파이로 동기화된다. <출처: fitbit.com>

미국은 도입 활발, 한국은 ‘육성’ 단계

미국은 이미 이 같은 기반 시설을 꾸려 적극적으로 사물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다. 월트디즈니 놀이공원은 미키마우스 인형의 눈과 코, 팔, 배 곳곳에 적외선 센서와 스피커를 탑재해 놀이공원 정보를 수집한다. 이 인형은 실시간으로 디즈니랜드 정보 데이터를 습득해 관람객에게 정보를 알려준다. 어떤 놀이기구 줄이 가장 짧은지, 지금 방문객 위치가 어디인지, 오늘 날씨는 어떤지 같은 정보를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알려주는 식이다.

라이브스크라이브(Livescribe)의 스마트펜. 필기와 음성을 기록해서 디지털 자료로 만들어 준다. <출처: livescribe.com>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은 기숙사 화장실과 세탁실에 센서를 설치하고 인터넷에 연결했다. 학생들은 이들이 주고받는 정보를 통해 어떤 화장실이 지금 비어 있는지, 어떤 세탁기와 건조기가 사용 중인지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네트워크 업체 시스코와 손잡고 사물인터넷을 도입해 쓰레기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쓰레기에 센서를 부착해 쓰레기가 어디로 이동하고,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추적, 관리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도 빠질 수 없다. 포드는 신형차 ‘이보스’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했다. 이보스는 거의 모든 부품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다. 만약 자동차 사고로 에어백이 터지면 센서가 중앙관제센터로 신호를 보낸다. 센터에 연결된 클라우드 시스템에서는 그 동안 발생했던 수 천만 건의 에어백 사고 유형을 분석해 해결책을 전송한다. 범퍼는 어느 정도 파손됐는지, 과거 비슷한 사고가 있었는지, 해당 지역 도로와 날씨는 어떤지, 사고가 날 만한 특이사항은 없었는지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사고라고 판단되면 근처 고객센터와 병원에 즉시 사고 수습 차량과 구급차를 보내라는 명령을 전송하고, 보험사에도 자동으로 통보한다.

2020년이 되면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 수는 370억개에 이를 전망이다. <출처: 시스코>

우리나라는 이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다. 2009년 10월,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사물인터넷 분야의 국가 경쟁력 강화 및 서비스 촉진을 위한 ‘사물지능통신 기반구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10년 5월에는 방송통신 10대 미래서비스에 사물지능통신을 주요 분야로 사물인터넷을 선정했고, 이듬해 10월에는 7대 스마트 신산업 육성 전략에 사물인터넷을 포함했다.

이 외에도 정부는 중소벤처 지원을 통한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과 기업의 자생력강화를 위한 기술개발 및 시험환경을 지원하는 사물인터넷 지원센터를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 사물인터넷 환경 구축을 위한 국제 표준화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사물인터넷은 시범 도입 사례나 실행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정부 주도의 정책과제로 추진되는 상황이다.

새 정부 들어서도 사물인터넷은 여전히 ‘차세대 육성 산업’으로 꼽혔다. 2013년 6월 미래 창조 과학부는 사물인터넷을 인터넷 신산업 분야의 주요 기술로 선정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담은 ‘인터넷 신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사물인터넷을 ‘창조엔진’ 삼아 시장 창출을 위한 선도 사업, 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 및 해외진출 지원, R&D 등 기반 조성 등을 위한 정책과제를 추진하겠다는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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